[이코노미한국]심은하 사태;자살은 왜 이토록 흔한 죽음이 되었나.

이코노미한국 | 기사입력 2017/06/22 [10:25]

[이코노미한국]심은하 사태;자살은 왜 이토록 흔한 죽음이 되었나.

이코노미한국 | 입력 : 2017/06/22 [10:25]

/김석훈기자 shkim@hankooke.com

‘장자’ 제20편 ‘산목’(山木)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어느 날 제자들과 함께 숲 속을 거닐던 장자는 산꼭대기에서 아름드리나무 한그루를 발견했다. 마침 그곳에는 벌목공들이 모여 적당한 나무를 물색하면서 그 거대한 나무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하지만 다들 쳐다보기만 할 뿐 그 나무를 자르는 사람은 없었다.

장자가 이유를 물었다.

“자네들은 좋은 재목감을 구하러 온 사람들 아닌가? 그런데 적당한 나무가 바로 눈앞에 있는데 왜 보고만 있는 것인가?”

벌목공이 답했다.

“이 나무를 한번 보시지요. 무척이나 크고 굵지요? 그건 이 나무가 쓸모없는 나무라는 뜻입니다. 만약 쓸모가 있었다면 진작 베어졌을 테지요.”

이 말을 들은 장자는 옆에 서있는 제자들에게 나무를 가리키며 말했다.

“너희도 이 나무를 한번 보아라. 이 나무가 어떻게 해서 베어지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남아 천수(天壽)를 누릴 수 있었겠느냐? 바로 쓸모가 없었기 때문이다.”

재목감이 아니기 때문에 이 나무는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혼란했던 춘추전국시대를 살았던 장자는 역설적으로 이렇게 무용(無用)의 삶을 살라고 역설한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시간은 현대사회. 스타는 일찍부터 쓸모있음으로 인해 발탁돼 스타가 된다.

그런데 장자의 저주일까. 스타들의 불행한 뉴스는 우리들 가슴 한 켠을 서늘하게 한다.

배우 심은하(45)가 20일 새벽 1시 수면제를 과다 복용해 서울 강남 모 종합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심씨는 벤조다이아제핀 계열 진정수면제를 과다 복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대마초 흡연으로 크게 화제가 됐던 아이돌 그룹 빅뱅의 탑이 복용했던 성분이다. 실제로 탑은 벤조디아제핀 과다 복용으로 한 동안 의식을 제대로 찾지 못했다. 특히 술과 함께 과다복용하면 사망할 수도 있고 임산부가 사용할 경우 선천성 기형을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약품이다.

다행히 심은하는 21일 오후 문자 메시지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외상후스트레스(PTSD) 치료를 위해 약을 복용하다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지금은 괜찮고 곧 퇴원한다"고 밝혀 걱정하는 팬들을 안심시켰다. 심씨는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으며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씨의 남편인 바른정당 지상욱 의원은 20일 오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가족의 건강에 이상이 생겨서 곁을 지켜야 한다”며 당대표 경선 후보직 사퇴 의사를 밝혀 일각에서는 심씨의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1990년대 톱스타로 자리매김했던 심씨는 2001년 연예계에서 은퇴한 뒤 2005년 지 의원과 결혼했었다.

공교롭게도 에이미가 지난 20일(한국 시간) 미국 자택에서 자살시도를 했다는 뉴스도 나왔다. 한방송에서 자신에 대한 상처성 발언이 나온 뒤 SNS에 자살 시도를 암시하는 듯한 글을 남겼기 때문이다.

"이젠 너무 지친다. (…) 슬픔이 없는 데로 가고 싶다. (…)강한 척하는 것도 힘들다. 다 포기했다. 원래 사람이 죽으면 진실들은 밝혀지는 법.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믿어준 사람들에게 고맙다. 다들 행복하길 바란다."

미국 국적인 에이미는 2012년 프로포폴 투약에 이어 2013년에는 졸피뎀을 건네받은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고 강제출국명령까지 받아 2015년 한국을 떠나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누구나 예외없이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시기가 있다. 특히 하늘위의 별 같은 생활을 해왔던 스타가 인생의 언저리에서 느끼게 될 허무함은 우리 같은 범인의 상상이상일 터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묵묵히 그 삶의 무게를 견뎌내야 된다. 마치 늙은어부 산티아고가 들려주는 지혜처럼.

'노인과 바다'에서 늙은어부 산티아고는 드넓은 카리브해에서 84일 동안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해 초조한 나날을 보내다가 18척 청새치와 만나 운명의 일전을 벌이게 된다. 사흘 밤낮을 청새치와 씨름한 끝에 승리했지만 피 냄새를 맡은 상어 떼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만다. 이 지난한 혈투가 끝난 뒤 그는 독백한다.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된 게 아니야. 파멸당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

하늘의 뜻을 알기엔 짧은 인생이다. 그래서 미국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생전에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스스로 찾으려는 세계만 발견한다.”

말하자면 우리가 편견에 사로잡혀 간과하거나, 은연중에 무시하는 인생의 진실들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 한다”(폴 발레리)라고 한 시인도 있다.

자살은 왜 이토록 흔한 죽음이 되었나.

 

 

  • 도배방지 이미지

문화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