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양 선임기자 code1@hankooke.com
100편이 넘는 영화를 만들어온 한국 영화의 산증인인 임권택 감독(사진)은 1962년 데뷔작 '두만강아 잘 있거라'를 시작으로 102번째 영화인 '화장'에 이르기까지 60여 년간 쉬지 않고 영화를 만들어왔다. 2002년 대한민국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데 이어 2002년 칸영화제에서 감독상, 2005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명예황금곰상을 수상했다. 임권택 감독이 7일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자신의 영화 인생을 돌아봤다. 임 감독은 이날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60여 년간 영화에 받쳐온 만큼 이제는 현업에서 손을 뗄 때가 됐다는 취지의 언급을 여러 차례 하면서도 영화를 향한 애정은 숨기지 않았다. 그는 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소감을 묻자 "이젠 영화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할 나이가 됐다"며 "공로상 비슷하게 받는 것 같아서 좋기도 하지만 더 활발하게 생이 남은 사람에게 가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어지간한 영화는 다 찍어 차기작에 대한 계획이 없다면서도, 무속에 관한 소재를 영화로 한번 찍어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다만 자신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사람에게 넘겨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임 감독은 "내 영화도 그렇지만 우리 영화를 보면 완성도 면에서 불완전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근래에는 (후배들이) 꽤 완성도 높은 영화들을 내고 있다. 이제는 좋아지고 있다는 수준을 넘어 '세계적 수준에 들어가 탄탄하게 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영화) 102편을 찍은 경력을 갖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영화가 좋아서, 그걸 좇아 살았던 사람"이라며 웃었다. '취화선'으로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거머쥐며 한국 영화를 세계에 알린 그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의 완성도가 높다며 후배 영화인들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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